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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정희원
제 보석함에 담아둔 귀한 책을 소개합니다. 올해의 책 Best10 중의 하나. 무려 의사가 쓴 건강 의학서! 놀랍게도 전혀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습니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핵심들만을 소개하고 있고, 아주 과학적이고 정밀한 자료로 찬찬히 논리를 쌓아 올립니다. 동시에 일반인들이 읽어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한 점입니다. 노화와 건강 전반에 관한 얘기하고 있지만 몸 건강뿐 아니라 인생을 사는 마음가짐에 관해서도 엄청난 통찰을 말해줍니다. 술, 담배, 도파민을 경계하라는 얘기가 뻔하다고요? 이 책을 읽으세요. 다각도로, 실제로 실천할 수 있도록 와닿게 설명하기 때문에 새해맞이 도서로 좋습니다. (절대 관련자 아님)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은 악순환의 원인과 해결이 직접적인 1 대 1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폭음을 지속해서 생긴 건강상의 문제는 당장 집에서 술을 치운다고 나아지지 않는다. 지방을 먹지 않는다고 몸의 지방을 뺄 수 있는 것도, 지금 바른 자세로 앉는다고 해서 앞으로 계속 바른 자세로 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람의 몸과 마음은 2, 3차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요소가 무너져 있으면 악순환은 끝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악순환의 원리를 이해하고 광범위한 노력으로 그 원동력을 약화시키는 것이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해결방법이다. 그 시작이 내재역량 경영이다.
이제는 사람이 산업화 이전부터 시간을 보내던 방법들로 얻는 보상의 정도가 스마트폰이 주는 보상 강도를 이기지 못한다. SNS 게시물을 확인할 때, 메신저 알림이 울릴 때, 새로운 동영상을 발견할 때 분비되는 도파민이 훨씬 강력하다. 결국 스마트폰 화면을 제외한 실제 세상은 흐린 흑백 화면처럼 바뀌어 보인다. 헤로인 중독자의 눈에 세상이 흑백으로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렇게 몸과 마음의 상태를 느끼는 센서가 무뎌져서 잘못된 긴장이 깃들면, 이 긴장은 다시 불필요한 스트레스 요인이 되어서 우울, 불안, 수면장애, 만성염증 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고통의 총량을 늘린다.
신체기능 자산을 쌓으려면 가능한 한 젊을 때 운동능력을 키워놓아야 한다. 이상소견이 쌓여 여러 가지 만성질환이 발생하면 질환과 복용하는 약들 때문에 상당히 제한된 운동밖에 할 수 없다.
반대로 사서 하는 고생은 어리석은 것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돈을 써서 남에게 처리해달라고 맡기는 것이 대세다. 외식을 하는 것도 모자라 주문한 요리를 가지고 오는 일도 남을 시킨다. 계단을 오르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걷지 않고 택시를부른다. 집을 직접 쓸고 닦지 않고 청소해줄 사람을 부른다. 자신의 본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일을 외주화한다. 그렇게 마련할 시간에는 돈을 더 쥐어짜서 벌기 위해 부업을 하거나 쾌락을 주는 활동을 늘린다. 기묘하게도 이런 일의 대부분은 중추신경계의 피로도를 높인다. (중략) 보상을 주는 자극을 끊임없이 쫓다가 화난 중년이 된다. 그다음에 남는 것은 오래 아픈 노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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