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매일 달라지는 운동 루틴
어쩌다 보니 요즘은 다섯 가지 운동으로 몸을 굴려보고 있다. 나는 반복되는 걸 극도로 못 참기 때문에 매일 다른 운동으로 내 몸과 놀아줘야 한다. 질릴 만하면 새로운 장난감을 가져다줘야 만족하는 아이처럼, 내게 새로운 놀잇감을 던져준다. 이 루틴은 1주일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월요일은 남편과 공을 차는 풋볼 연습, 화요일은 훌라댄스 강습, 수요일은 수영, 목요일은 자전거, 금요일은 홈트레이닝을 하는 식이다. 운동만으로도 갓 짜낸 주스처럼 아침이 신선해지는 기분이다.
한 동작을 며칠 반복해야 실력도 느는 것인데, 매일 옷을 갈아입듯이 운동도 갈아입는 나는 매번 헤매게 된다. 축구공은 여전히 발에 익지 않아서 저 혼자 멀리 가버린다. 훌라댄스는 매번 안무를 까먹고, 수영은 한 번에 20초도 못 해낸다. 자전거는 비틀거리고 홈트레이닝은 숨차는 게 싫어서 설렁설렁한다.
대체 이 이도 저도 아닌 운동 루틴의 목적은 무엇인가? 바로, 낯설어지는 게 재미있어서다. 매일 초보자가 되어 내 몸을 낯설게 마주하는 것. 익숙해지기 전에 맛보기 체험판에서 끝나버리는 느낌. ‘재미’만이 뭔가를 꾸준히 지속하게 하니까.
“이건 많이 안 해봤으니까 1년 지나도 못하는게 당연해!”라는 핑계를 대기 위해서 같기도 하다. 초보자로 머무는 시간만큼 배려와 양해를 받고 있다는 기분이 좋다. 이러다 10년 동안 초보자로 머무를지도 모른다. 5개의 운동을 저글링 하듯 해내려면 항상 새로운 감각을 깨워내야 한다. 낯선 감각에 나를 맞추는 연습.
내 몸은 매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뻗고 굽어진다. 양쪽으로, 위아래로, 사방으로. 훌라를 할 땐 몸 전체를 써서 흐르듯이 움직이고, 요가를 할 땐 손가락 끝과 발끝에 차례로 집중해 말초신경을 느껴본다. 축구를 할 땐 공을 멀리 보내는 힘과 팀원들과 호흡하는 흐름을 익힌다. 땀이 비 오듯 하는 날도, 땀이 날 새도 없이 물속에 녹아드는 날도 있다. 살랑거리는 날도 뻥뻥 차는 날도 있다. 같은 허벅지 운동이라도 집에서 오밀조밀 움직여 보는 것과 자전거에서 세차게 굴리는 느낌은 참 다르다.
모두 다양한 운동들로 갈아 끼우면서 비교할 수 있게 된 감각들이다. 내 몸은 매일 리셋되고 꿈틀거리며 내일의 새 운동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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